지방 소멸

지방 소멸 시대, 청년이 머무는 마을의 특징 5가지

nicetiger1417 2025. 6. 30. 11:51

지방 소멸의 핵심은 단순한 인구 감소가 아니라, 청년이 머무르지 않는 구조에 있다. 지방 곳곳의 마을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지만, 반대로 일부 마을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정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멸 위기의 흐름 속에서도 청년들이 살아가고, 창업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마을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환경이 좋아서’가 아니라, 청년이 선택하고 머물 수 있는 구조와 분위기를 갖췄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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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어떤 마을에 청년이 머무는 걸까? 그 마을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이 글에서는 실제 사례와 분석을 바탕으로, 청년이 머무는 마을이 가진 다섯 가지 핵심 특징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본다. 지방 소멸을 막고 싶은 이들에게, 이것은 매우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지방 소멸 시대 속, 청년들을 끌어당기는 마을의 특징

지방 소멸 시대를 피해가는 마을의 요소 1 :  ‘의미 있는 일거리'

청년은 일자리가 없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없어서 떠난다. 단순히 노동을 제공하는 일자리는 지방에도 존재하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자율성’, ‘성장 가능성’, ‘창의성’을 담은 일거리다.


예를 들어 경북 의성의 어느 마을은 청년 협동조합을 통해 로컬 콘텐츠 개발과 온라인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마을 기업을 운영한다. 이들은 지역 특산품을 브랜딩하거나, 마을 행사 운영 대행, SNS 콘텐츠 제작 등 디지털 기반의 일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청년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일이 존재할 때, 마을은 ‘청년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기존 농업 중심의 단순 노동이 아닌, 디지털 기반 창작, 기획, 생산의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일거리 구조가 핵심이다.


지역이 일거리를 단순히 ‘제공’하려고만 하면 청년은 금방 떠난다. 하지만 청년이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를 가졌을 때, 진짜 머무는 일이 시작된다.

지방 소멸 시대를 피해가는 마을의 요소 2 : ‘주거 안정성과 공간 다양성의 보장'

많은 청년이 귀촌을 고민하다가 포기하는 첫 번째 이유는 ‘살 집이 없다’는 점이다. 단순히 주택이 없어서가 아니라, 거주 가능한 상태의 공간이 없거나, 젊은 세대의 생활 패턴과 맞지 않는 구조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전남 고흥의 한 마을은 빈집을 리모델링해 공유형 셰어하우스와 코리빙 하우스를 조성했다. 이 공간은 1인 청년, 창작자, 커플 등을 고려해 설계됐고, 주방, 세탁실, 작업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장기 거주에 적합하다.


또한 제주 조천읍의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폐가를 소규모 작업실 겸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청년 크리에이터의 작업+거주 통합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임대주택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청년이 머무는 마을은 공통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제공하며, ‘집’이 아닌 ‘삶터’로 기능하고 있다. 주거 안정은 단지 집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흐름을 지지할 수 있는 구조적 배려에서 비롯된다.

지방 소멸 시대를 피해가는 마을의 요소 3 : ‘주민과의 협력이 가능한 공동체 분위기’

지방에 정착한 청년들의 공통적인 후기 중 하나는 “사람 때문에 남았다” 혹은 “사람 때문에 떠났다”는 말이다. 이는 결국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가 정착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강원 인제의 한 마을은 외지 청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주민들의 분위기로 유명하다. 마을 회의에 청년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고, 마을 행사를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방인’이 아닌 ‘공동체의 일부’가 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반대로 외지인을 불신하거나, 기존 질서를 강요하는 마을은 아무리 인프라가 좋아도 청년 정착률이 매우 낮다. 청년은 공동체 안에서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그곳을 ‘내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청년이 머무는 마을은 폐쇄적인 분위기 대신, 이질적인 존재를 받아들이고, 함께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 마을이다. 공동체는 가장 강력한 인프라이며, 외부 자원을 끌어들이는 원동력이다.

지방 소멸 시대를 피해가는 마을의 요소 4 : ‘자율성과 실패를 허용하는 행정·정책’

청년은 행정의 대상이 아니라, 변화를 실행하는 주체로 인정받을 때 그 지역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지역에서는 청년을 단순히 지원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예산을 나눠주고 행정 통제를 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 전북 완주의 청년 정책은 매우 유연하다. 이곳은 청년이 직접 정책을 기획하고 예산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청년 지역운영단’을 운영한다. 또한 실패를 용인하는 정책 설계로, 창업이나 프로젝트 실패 후에도 재도전이 가능하도록 구조화돼 있다.


이처럼 자율성이 보장되고, 관(官)이 간섭자가 아니라 동반자로 기능할 때, 청년은 ‘실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을을 인식하게 된다. 디지털 노마드, 로컬 창업자, 프리랜서 등 다양한 청년 계층이 정착할 수 있는 구조는 결국 정책의 방향에 달려 있다.


머무는 마을은 정책이 유연하며, 청년의 실패조차 지역 성장의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추고 있다. 성공만 요구하는 곳에서 청년은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실험과 회복의 공간이 있는 곳에서만 삶은 지속된다.

맺으며,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청년 유입이 필요하다는 말은 익숙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청년이 '머무를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 일이다.


이 글에서 정리한 다섯 가지 조건 : 의미있는 일거리, 주거 안전성과 공간 다양성, 공동체 수용성, 자율적인 정책, 실패 허용 구조 종합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청년은 지방에 정착할 수 있다.

 

청년은 기회가 있다면 머물고, 머물 수 없다면 떠난다. 그렇기에 지방이 살기 위해서는 청년이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 지방의 진짜 경쟁력은 청년이 머물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