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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을 막는 주민자치의 새로운 모델

지방 소멸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인구가 줄고, 청년이 떠나고, 노년층만 남은 마을에는 학교, 병원, 상점 등 삶의 기반이 하나둘 사라진다. 그 과정은 외부에서 보기엔 자연스러운 흐름 같지만, 실제로는 내부의 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이 ‘주민이 마을을 운영할 힘을 가졌는가’라는 질문이다. 지방 소멸을 막는 진짜 동력은 행정이나 정책이 아니라, 바로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마을을 함께 꾸려나가는지에 달려 있다. 주민자치란 단지 회의에 참석하거나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다. 마을의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해결 방식을 고민하며, 예산과 공간을 주민 스스로 결정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제는 중앙에서 내려오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에서 출발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주..

지방 소멸 2025.08.03

지방 소멸 시대의 ‘먹거리 자립’ 전략: 로컬 푸드 시스템 구축

지방의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학교의 폐교나 병원 부족 같은 인프라 붕괴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위기는 ‘먹거리’에서 시작된다. 지역 안에서 소비되는 식재료의 대부분이 외부에서 유입되고, 생산된 농산물은 다시 외부로 나가면서 마을 내 자급 구조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특히 중간 유통과 물류가 줄어든 농촌에서는 식자재 접근성 자체가 떨어져, 농사를 짓는 마을에서조차 건강한 먹거리를 구하기 힘든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로컬 푸드 시스템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지방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구조를 회복하는 것은 곧 자립과 연결되고, 이는 지방 소멸을 늦출 수 있는 핵심적인 대안으로 작용한..

지방 소멸 2025.08.02

지방 소멸 대응형 ‘슬로우 라이프’ 마을의 가능성

도시는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정보도, 교통도, 생계도 속도를 요구하고, 그 속에서 놓치는 것은 삶의 리듬이다. 반면, 지방은 상대적으로 느리다. 오가는 이가 적고, 일의 흐름도 계절을 따라 움직이며, 사람들의 생활 반경도 좁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느림’이 지금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귀농이나 귀촌의 트렌드가 아니라, 도시의 소모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슬로우 라이프’를 추구하며 지방을 다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슬로우 라이프는 더 느리게 사는 것이 아니라, 더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 개념이 마을 단위에서 적용될 수 있다면, 지방은 속도에서 밀린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중심으로 다시 태어날..

지방 소멸 2025.08.01

지방 소멸 시대의 공유 경제 실험: 마을의 자원을 나누는 방식

지방 소멸은 단지 인구가 줄고 집이 비는 문제만이 아니다. 실제로 마을이 기능을 잃는 순간은 사람들이 자원을 공유하지 않고 각자 버티려는 흐름이 굳어졌을 때다. 아무리 정책적으로 지원을 하더라도, 삶이 흩어지고 연결이 끊기면 마을은 더 이상 공동체가 아니라 개별 거주의 집합체가 된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지방 마을을 중심으로 한 공유 경제 실험들이다. 이는 대도시에서의 플랫폼 기반 공유 경제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며, 오히려 자원을 함께 사용하고, 서로의 시간과 노동을 교환하며, 마을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선택이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더 많은 소비가 아니라, 더 현명한 나눔이 필요하다. 공유는 단순히 자원의 절약이 아니라, 관계를 회복하고 마을의 생존을 위한 사회적 실험이..

지방 소멸 2025.07.31

지방 소멸과 외국인 이주 – 다문화 마을이 살아남는 이유

지방 소멸이 급격히 진행되는 지역들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문화 구성원이 삶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아이를 낳고 기르며 학교를 유지시키고, 농사일과 일손을 돕고, 마을을 지키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외국인 이주민이다. 처음에는 결혼이나 노동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한국에 온 사람들이었지만, 지금은 지역사회의 일부가 되었고, 더 나아가 마을의 존립을 가능하게 하는 중심축이 되었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생이 극심한 지역에서는 외국인 이주민 없이는 지역 유지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그런데도 한국 사회는 여전히 이들을 ‘도와줘야 할 존재’로만 인식하거나, 지역 유지의 일시적인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지방 소멸이 일상이 된 지금, 외국인 이주민은 단순한 대체 인력이 아니라 마을을 다시 살아 움..

지방 소멸 2025.07.30

지방 소멸을 막는 로컬 스타트업의 성장 조건

지방 소멸은 단순한 인구 문제로 설명되기 어렵다. 실제로 많은 마을이 사람을 유입시키기 위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이들이 정착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살 수는 있어도 먹고살 수는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집을 제공하고, 지원금을 지급하더라도 결국 삶의 지속성을 결정하는 것은 일의 유무다. 지방에서 스스로 수익을 만들고, 생계를 유지하며, 자립적인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그 어떤 정책도 지속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로컬 스타트업이다. 단순히 도시에서의 창업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개념이 아니라,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 사업 모델을 만들어가는 구조는 지방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하지만 ..

지방 소멸 2025.07.29

지방 소멸 시대, 마을 의료 시스템 붕괴와 대안 찾기

지방 소멸의 이면에는 단순히 인구가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선, 생활 인프라의 붕괴가 자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의료 시스템의 붕괴는 마을이 유지되지 못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진료를 받으려면 읍내까지 수십 분을 차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은 일부 농촌과 산간 지역에서 이미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고령 인구가 전체의 절반 이상인 마을에서는 병원 접근성이 생존 그 자체와 직결된다. 의료 사각지대가 늘어나는 만큼, 사람들은 떠나고 마을은 텅 비게 된다. 지방 소멸은 숫자가 아니라, 돌봄과 의료가 끊긴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단순히 의료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단위에서 작동할 수 있는 작고 강한 의료 시스템을 ..

지방 소멸 2025.07.28

지방 소멸과 1인 가구 증가 – 비혼 시대 시골의 생존법

지방 소멸을 단순히 출산율 저하나 청년 이탈의 문제로만 보는 시선이 많다.하지만 실제로는 ‘누가, 어떤 형태로’ 지방에 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최근 몇 년 사이, 전국의 읍·면 지역에서도 1인 가구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그 이유는 다양하다. 고령 독거노인의 증가, 도시에서 귀촌한 비혼 청년의 등장,이혼 후 재정착한 중장년층 등, ‘가족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의 삶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는 지방이 기존처럼 대가족 중심의 정주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며,지방 소멸이 ‘인구 수’ 이전에 ‘생활 단위의 해체’로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이제는 단순히 인구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어떤 삶의 구조를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한 때다.이 글에서는 지방 소멸과 ..

지방 소멸 2025.07.25

지방 소멸과 디지털 격차: 인터넷 인프라가 만든 생존의 벽

지방 소멸은 단순히 인구가 줄고 집이 비는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기회의 단절이다. 그 기회의 단절은 최근, 디지털 격차라는 이름으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오늘날 거의 모든 생활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학교 수업도 온라인으로, 은행 업무도 스마트폰으로, 사업 운영도 디지털 마케팅으로 대체되고 있다. 하지만 지방, 특히 소멸 위기 지역은 이러한 흐름에서 철저하게 배제된 상태다. 초고속 인터넷이 닿지 않는 마을, 공공 와이파이조차 연결이 불안정한 버스 정류장, 디지털 기기를 쓸 줄 모르는 고령자 비율이 높은 농촌은 디지털 시대의 기본적인 생존 조건조차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이 글에서는 디지털 격차가 지방 소멸을 어떻게 가속화시키는지,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

지방 소멸 2025.07.20

지방 소멸과 청년 주거: 오래 머물기 위한 조건

지방 소멸 위기를 막기 위한 핵심 타깃 중 하나는 청년이다. 하지만 지방에 청년을 유입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과제가 있다. 바로 청년이 지방에서 오래 머물 수 있게 만드는 것, 즉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귀촌을 고민하는 청년 대부분은 ‘살 집이 없다’, ‘집은 있는데 너무 낡았다’, ‘살 수는 있지만 살기 싫다’는 의견을 반복한다.이는 단순한 주택 수급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라,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다. 그렇기에 지방 소멸을 늦추려면 청년이 실제로 정착 가능한 주거 조건이 무엇인지 깊이 이해하고, 그 조건을 갖춘 주거 모델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이 글에서는 지방 소멸을 늦추기 위해 청년 주거가 왜 핵심인지를 살펴보고, 실제 사례..

지방 소멸 202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