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소멸의 이면에는 단순히 인구가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선, 생활 인프라의 붕괴가 자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의료 시스템의 붕괴는 마을이 유지되지 못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진료를 받으려면 읍내까지 수십 분을 차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은 일부 농촌과 산간 지역에서 이미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고령 인구가 전체의 절반 이상인 마을에서는 병원 접근성이 생존 그 자체와 직결된다. 의료 사각지대가 늘어나는 만큼, 사람들은 떠나고 마을은 텅 비게 된다. 지방 소멸은 숫자가 아니라, 돌봄과 의료가 끊긴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단순히 의료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단위에서 작동할 수 있는 작고 강한 의료 시스템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