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소멸이 급격히 진행되는 지역들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문화 구성원이 삶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아이를 낳고 기르며 학교를 유지시키고, 농사일과 일손을 돕고, 마을을 지키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외국인 이주민이다. 처음에는 결혼이나 노동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한국에 온 사람들이었지만, 지금은 지역사회의 일부가 되었고, 더 나아가 마을의 존립을 가능하게 하는 중심축이 되었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생이 극심한 지역에서는 외국인 이주민 없이는 지역 유지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그런데도 한국 사회는 여전히 이들을 ‘도와줘야 할 존재’로만 인식하거나, 지역 유지의 일시적인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지방 소멸이 일상이 된 지금, 외국인 이주민은 단순한 대체 인력이 아니라 마을을 다시 살아 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