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는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정보도, 교통도, 생계도 속도를 요구하고, 그 속에서 놓치는 것은 삶의 리듬이다. 반면, 지방은 상대적으로 느리다. 오가는 이가 적고, 일의 흐름도 계절을 따라 움직이며, 사람들의 생활 반경도 좁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느림’이 지금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귀농이나 귀촌의 트렌드가 아니라, 도시의 소모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슬로우 라이프’를 추구하며 지방을 다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슬로우 라이프는 더 느리게 사는 것이 아니라, 더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 개념이 마을 단위에서 적용될 수 있다면, 지방은 속도에서 밀린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중심으로 다시 태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