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소멸이라는 단어는 흔히 인구의 감소로만 인식된다. 사람 수가 줄고, 빈집이 늘고, 가게가 닫히는 현상들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것이 소멸의 전부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보다 더 먼저 사라지는 것은 관계다. 이웃끼리의 대화가 줄고, 마을 행사가 열리지 않으며, 공동의 기억을 함께 나눌 기회가 사라진다. 공동체 문화는 단지 전통적인 생활 방식이나 놀이, 의례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을 함께 살아가며, 서로를 알아가고, 위기 때 서로 기대는 사회적 기반을 말한다. 이러한 문화가 유지되지 않으면, 인구가 많더라도 지역은 쉽게 무너진다. 결국 지방 소멸의 본질은 사람 사이의 연결이 끊어지는 데 있다. 이 연결을 다시 복원하는 일, 공동체 문화를 다시 회복하는 시도는 단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미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