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은 단순히 사람의 이동과 마을의 해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역 사회의 근간을 지탱하던 금융 인프라 역시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 은행은 단순한 금융 기관을 넘어 마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주민들은 은행에서 돈을 맡기고, 대출을 받아 농사를 짓거나 가게를 운영했으며, 은행 창구 직원은 사실상 지역의 재정 상담사와 같았다. 그러나 지방소멸이 가속화되면서 금융 수요는 급격히 줄었고, 은행은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농촌의 소규모 은행들이 문을 닫으며 금융 공백이 생기고 있다. 이는 곧 농민과 고령층 주민의 생계 안정성을 위협하고, 지역 경제의 기반을 허물어뜨린다. 지방소멸로 인해 지역 은행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