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소멸이 진행 중인 마을을 들여다보면, 사라진 것은 인구뿐만이 아니다. 그보다 먼저 사라지는 것은 서로를 돌보는 구조, 즉 복지 시스템이다. 고령화가 극심한 지역일수록 병원이나 보건소는 멀어지고, 이동은 불편해지며, 긴급한 상황에도 대응이 늦어진다. 가족이 해체되고 이웃 간의 연결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노인과 장애인, 아동 등 취약계층은 홀로 고립되기 쉬운 구조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곧 마을 전체의 기능 상실로 이어진다. 지방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프라나 경제만큼이나 복지의 재설계가 중요하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커뮤니티 케어’는 주민이 중심이 되는 돌봄 시스템으로, 지방 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복지를 공공의 몫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함께 나누는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