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을 단순히 인구의 감소로 이해하는 것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사람이 떠나고 마을이 텅 비게 되는 현상 이면에는 그 지역만의 고유한 이야기, 감성, 기억, 정체성이 ‘콘텐츠화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구조’가 숨어 있다.지역의 문화, 역사, 음식, 인물, 풍경, 사투리, 전설 같은 요소들은 잘만 발굴하고 재구성하면 강력한 생존 자산이 될 수 있음에도, 오랜 시간 동안 이러한 ‘로컬 자산’은 ‘낡은 것’으로 취급되며 콘텐츠 산업의 중심에서 배제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변화가 시작됐다. 청년 창작자, 예술가, 디자이너, 기획자들이 지방에 머물며 그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를 콘텐츠로 바꾸는 실험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로컬 콘텐츠가 어떻게 지방 소멸을 늦추고, 지역의 정체성..